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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SPA 대학생 기자단] ESC EVER 송성창 대표 & 양지훈 실장과의 만남

LOL판의 이야기이다. 한국 팀들의 실력이 극에 달하면서 팬들은 우스갯소리로 ‘챌린저스 팀이 국제대회에 출전해도 우승이 가능하다’란 말을 하곤 했다. 물론 그 말을 하면서도 진짜로 믿는 사람은 적었지만.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나 버렸다. 2015년 겨울, 챌린저스의 ESC EVER가 IEM 쾰른대회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경기력도 대단했기에 한국, 아니 전 세계 LOL팬들의 머리에 ESC EVER란 팀은 강렬한 인상으로 남았다.

▲ 2015년 최대 이변의 주인공 ESC EVER (출처: IEM 트위터)

2015년 겨울은 ESC EVER팀에겐 잊기 어려운 시간들이 아닐까. LOL역사를 통틀어 최강으로 손꼽히던 당시 SKT T1과 전통의 강호 CJ 엔투스를 누르고 KeSPA컵을 손에 넣었고, IEM 쾰른 대회까지 제패하며 팬들로부터 ‘세계0.5위 팀’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면서 승승장구했던 시간이 바로 그때다. 얼마 전 있었던 IEM 카토비체 대회에선 아쉽게 조기탈락 했지만, TSM과의 첫 경기에서 보여준 기적의 역전승은 아직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ESC EVER팀이 눈부신 기적의 이야기를 써내려 올 수 있었던 데엔 후원사 ESC(이스포츠커넥티드, 홈페이지: http://www.esportsconnected.net)의 묵묵한 뒷받침이 컸다. 한 때 해체위기까지 갔던 EVER팀이지만, ESC라는 든든한 후원사를 얻어 전도유망한 새로운 팀으로써 거듭날 수 있었다. ESC를 e스포츠 팬 들에게 알리고자 관계자 분들과의 인터뷰를 준비했다.

아직은 쌀쌀한 이른 3월의 주말, 일산의 한 카페에서 ESC의 송성창 대표와 양지훈 실장을 만났다.

▲ ESC의 송성창 대표님

▶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송성창 대표(이하 송): 안녕하세요 송성창입니다. ESC의 대표직을 맡고 있습니다.

양지훈 실장(이하 양): ESC에서 미디어 및 콘텐츠 관리를 맡고 있는 양지훈이라고 합니다.

▶ ESC란 어떤 회사인지 간단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송: 일단 ESC가 EVER팀의 후원사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팀 후원 이외에도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ESC를 풀면 이스포츠커넥티드(esportsconnected)인데 ‘커넥티드(connected)’란 말 그대로 e스포츠 저변 각각에 퍼져있는 역량과 전문성을 연결해 가치를 창출하고 하는 회사입니다.

e스포츠란 게 역사가 오래된 산업이 아니잖아요. PC방에서 시작해서 클랜과 리그가 생기고, 선수와 팀이 생기면서 기업이 후원하고... 이런 식으로 산업이 발전되어 왔죠. 그 중에 선수, 팀, 기업, 방송사, 게임 산업자 등등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해오면서 전문성을 키워왔잖아요. ESC는 그 구성원들이 상호간의 교류를 통해 시너지를 만드는 부분에서 역할을 찾고자 하는 개념에서 탄생했습니다. 저희는 그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고, 보다 확대된 관점을 제시하려는 회사라 보면 되겠네요.

이외에도 회사 자체적으로 실행중인 프로젝트가 몇 가지 있는데 ESC EVER팀 후원도 그 프로젝트의 일환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저희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뉴미디어’입니다. 근데 그 뉴미디어에서 킬러 콘텐츠는 게임입니다. 게임 콘텐츠를 이용한 스트리밍이나 VOD등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의 잠재성이 꽤나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예를 들어 트위치TV같은 경우엔 오로지 게임방송만 중계하고 있는데,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잖아요. 저희 역시 게임 콘텐츠를 이용해 수익을 얻어내려 하는데, 그 콘텐츠를 ESC EVER팀을 통해 자체적으로 창출해 내는 거죠.

▶ 기존에 e스포츠에 종사하시던 분이 아닌데, 이 일에 뛰어든 계기가 궁금합니다.

송: 이쪽 일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친구의 소개로 박용운 감독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서로 몇 차례 만남을 가졌는데, 생각이 맞고 해서 의기투합을 했죠.

당시 박용운 감독님은 감독으로써 e스포츠 계에 낼 수 있는 목소리와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한계를 느끼고 있었고, 그것을 도와줄 조력자가 필요했어요. 당시 저는 어떤 방식으로 e스포츠 계에 뛰어들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마침 박용운 감독님의 말을 듣고 방향성을 정하게 됐죠.처음엔 컨설팅 및 사례 연구 등을 시작으로 e스포츠 분야에 뛰어들게 되었고, 차후에 지금의 ESC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양: 저는 아직 ESC에 몸담은 지 두 달도 채 안되었습니다. 아직은 배우고 있는 단계인데요, 다른 일을 하다가 이쪽 일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그렇다면 박용운 감독님과 함께 일을 하고 계신건가요?

송: 현재 박용운 감독님은 중국 QG 팀의 감독으로 계시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함께하기 힘들죠. 비공식적인 일을 할 때나 어려움이 있을 때 찾아뵙곤 합니다. 서로 집도 굉장히 가깝거든요. 박용운 감독님을 통해 이 쪽 일에 대한 노하우나 경험 등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고,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받을 수 있었습니다.

▲ESC 홈페이지 메인 (출처:ESC 홈페이지)

# 송성창 대표는 미국의 명문대학 UCLA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호주, 국내 등을 오가며 금융업계에서 일을 해오다 e스포츠 계로 눈길을 돌려 ESC를 만들게 되었다. 사람들의 선망을 받을만한 경력과 일을 뒤로한 채 새로운 분야로 도전한 그에게 부담감은 없었을까.

▶ 거의 제로베이스에서 이 일을 시작하신 것 같습니다. 기존의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이 일에 뛰어드는데 부담은 없으셨나요?

송: 일단 제가 여러 가지 개인적인 상황이 있었고,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지만 막무가내로 뛰어들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많은 공부와 준비를 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박용운 감독님도 만나고, 좋은 기회를 접하면서 이쪽 일에 도전하게 됐죠. 사실 무엇보다도 제 아내가 허락을 해준 게 컸어요. 아무리 많은 준비를 했더라도 아내가 반대했다면 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제 꿈과 도전을 존중해준 아내에게 고마울 따름이에요.

수익적인 측면이나 전망 같은 것들은 예전과 비교해도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으면 좋았죠.

▶ ESC EVER팀을 후원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LOL리그에는 꽤 많은 팀들이 있잖아요.

송: 원래는 히어로즈 오브 스톰 팀 중 한 팀을 후원할 생각이었어요. 제가 맨 처음 이 일을 시작했던 시기에 히어로즈 오브 스톰이 막 런칭 된 상황이었고, 크고 작은 리그가 생겨나면서 곧 활성화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관심 있던 팀이 와해되는 등 이런저런 사정으로 후원할 만할 팀을 찾지 못하고 있었죠. 그러던 중에 이성은 감독으로부터 Ever팀을 소개받았죠. 괜찮은 팀이 있으니 한 번 만나보라고 하면서요.

애초에 저희는 후원하는 팀을 통해 실험과 도전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기존에 가지고 있던 색이 약했던 팀이 필요했고, 저희가 만났던 당시의 EVER는 순수 아마추어 팀으로써 그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했어요. LCK의 프로팀들은 대부분 이미 뚜렷한 팀컬러를 갖고 있는 상태잖아요. 저희는 Ever팀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싶었고, 기존 팀들과는 다른 신선한 팀컬러를 입히고 싶었어요.

몇 번 미팅을 하면서 EVER팀에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겼죠. 하지만 당시에 팀 상황이 많이 안 좋았어요. 일단 승강전에서의 실패가 컸습니다. 팀은 해체 직전이었고, 주축선수들과 코치진들은 이적을 생각하고 있는 등 여러 가지고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죠. 그래서 일단 "곧 프로암대회(KeSPA컵)가 열리니까 거기서 프로들과 한 번 붙어보고, 일단 거기서 작은 성과라도 거두고 오자" 이렇게 선수들을 설득시켰어요. 결과는 운 좋게도 우승이었고, 그 후에 IEM에서 우승을 거두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어 오늘날의 ESC EVER팀에 이르렀죠.

▲ 송성창 대표는 ESC EVER팀을 통해 e스포츠계의 새로운 스토리를 써내려가고자 한다.

▶ KeSPA컵 우승이 후원을 결심한 계기일까요?

송: 아니에요. 일단 대회 전 부터 일반 프로팀의 연습생 수준의 지원을 하고 있었습니다. 애초에 우승은 생각지도 않았죠. 어느 누가 그 대회에서 ESC EVER팀이 우승한다고 생각했겠어요.

당시 저희는 KeSPA컵 이후에 남아있을 ESC EVER선수들을 이끌고 가겠다고 내부적으로 결정한 상태였습니다. 만약 대회 이후에 선수 대부분이 나가더라도, 일단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근간인 팀이 있어야 나중을 준비할 수 있다고 봤거든요. 물론 뜻하지도 않게 우승을 해서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지만요.

팀의 우승이 상황을 호전시켜준 건 분명해요. 하지만 저희는 물론이고 누구도 ESC EVER팀의 우승을 예상하진 않았잖아요. 그저 한 번 붙어보는 것, 그리고 경험을 쌓는 것 이정도의 성과를 예상하며 KeSPA컵에 나간 겁니다. 당시 선수들이 신들린 경기력을 보인 점과 여러 운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우승을 거머쥐었죠.

▶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거두는 등 ESC EVER팀이 눈부신 성적을 거두다가 최근에는 다소 아쉬운 행보를 보인 게 사실입니다. 이에 대한 걱정은 없으신가요?

송: 전혀요. ESC EVER팀은 아직 신생팀이고, 언제까지고 실력이 최고조를 유지할 수는 없는 거라 생각해요.천하의 SKT T1도 계속해서 1위를 고수하지 못하고 있잖아요. ESC EVER와 같은 신생팀이 성적의 변동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요.

지금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ESC EVER팀의 평형 지점들을 향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e스포츠도 다른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팀의 실력이나 퍼포먼스적인 부분의 수준이 순간적으로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형태를 만드는데, 결국 그것들이 평균점인 평형 지점을 찍게 되잖아요. 물론 안주하는 건 아니에요. 장기적으로는 노력을 통해 그 지점들이 상향 곡선을 그리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양: 정점을 찍고 다시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봐도 좋겠네요.

송: 일단 지금은 다시 내실을 다지는 시기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어요. KeSPA컵 이후로 팀원도 교체되었고, 보완할 부분도 많고요.

사실 KeSPA컵의 우승은 여러 가지 요소가 잘 맞아떨어져서 이루어 낸 결과라 생각해요. 단기대회라는 특수성과 프로팀들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 내부적으로 뭔가 사정이 있었을 거에요. 그리고 저희 팀이 그 당시 호흡이 너무 좋았어요. 척 하면 척이었죠. 그냥 KeSPA컵은 스포츠니까 발생할 수 있었던 하나의 기적적인 스토리라 보시면 되겠네요.

▶ 내실을 다진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송: 사실 계속 성적적인 부분에서 정점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팀 운영은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과 어긋나요.저희는 선수들이 그냥 프로게이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스타’로써 성장하길 원해요. 단순히 게임기계와 같은 선수는 1류로 보기 힘들어요. 모든 분야의 1류는 각자의 어려움을 극복해 낼 때 탄생하는 것이고,그런 점에서 경기 외적인 부분도 팬들과 교감이 되야 1류 선수가 되고, ‘스타’가 되는 거죠.

그래서 저희 팀 내부적으로 많은 교육과 자기계발을 독려하고, 또 어떻게 해나갈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선수 개인으로서 소양과 모니터팀을 만들어서 선수들의 인터뷰나 방송출연에서의 모습을 점검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고 있죠. 장기적 관점으론 해외 e스포츠 관계사와 연계하여 어학연수도 보내주려고 생각중이고요.

▶ 그렇다면 학원을 보내는 등의 자기계발 활동도 장려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송: 일단 선수기 때문에 학원을 다닐 정도로 시간이 허락되진 않습니다. 하지만 영어 학원과 중국어 학원에 스폰서 요청을 하곤 있어요. 학원엔 다닐 수 없더라도 스트리밍을 할 때 외국인들과 간단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정도로의 어학능력은 갖추게 해주려 생각중입니다.

▶ 말씀을 들어보니 ESC EVER 선수들의 경기 외적인 부분에 많은 투자하시는 듯 보이는데, 경기력 감소를 감수하며 교육을 하시는 건가요?

송: 아니죠. 당연히 경기력을 위한 연습량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일단 선수인 이상 성적이 좋아야 하는건 기본이잖아요. 저희는 통계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방식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가령 12시간이 기존의 연습시간이라면 10시간 연습과 2시간 자기계발 및 교육시간으로 나누는 거죠. 집중력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10시간의 연습과 12시간 이상의 연습의 효과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에요. 여기엔 오랜 시간 지도자 생활을 하신 박용운 감독님의 자문이 있었어요.

▲ ESC의 미디어와 콘텐츠 관리를 맡고있는 양지훈 실장님

# 작년 말 나진은 e엠파이어 팀의 코칭스테프 및 선수단과 계약 종료를 발표하면서 해체설에 휩싸였다. 현재e엠파이어 팀은 콩두 몬스터로 재탄생하면서 위기를 극복했으나, 당시엔 e엠파이어팀이 해체되고 ESC EVER팀이 LCK로 승격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세간에 떠돌았다.

▶ 지금은 콩두 몬스터가 된 당시 나진 e엠파이어의 위기로 LCK에 승격할 기회가 있었지만 아쉽게도 무산됐습니다. 아쉬움을 많이 느끼셨나요?

송: 그런 소문이 있었고, 그렇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으니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그러나 없었던 일이 됐고 저희는 챌린저스에 잔류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한 부분이긴 하지만 많이 아쉬운 기회였죠. 승격이 무산되고 나서 선수들에게 여러 제의가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고민하는 선수도 많았고요. 하지만 ‘함께 하면서 챌린저스의 부흥도 이끌고, 보다 큰 그림을 그려나가자’ 이렇게 설득하며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더 많은 팬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는 LCK가 부럽지 않을 수 없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발전해 나가기로 결정했어요. 우리가 챌린저스의 부흥을 이끌 수도 있고, 그 과정에서 멋들어진 스토리가 만들어질 수 있으니까요. 주어진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 ESC EVER는 대회 우승 및 승격 무산 이후로 팀의 주축 선수들을 잃었습니다. 수준급 선수들의 영입이나 이탈문제는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송: 초창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잘 극복했다고 생각해요. 현재 저희 팀의 대우는 안정된 프로팀의 대우와 준하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저희는 다른 곳에서 제의가 오면 팀 내부적으로 투명하게 공개하는 주의에요. 그래야만 선수와 사측 모두 만족할 만한 합리적인 계약이 가능하니까요.

하운이('Athena' 강하운 선수) 같은 경우도 EDG에서 들어오는 오퍼에 대하여 회사에서 퀼른 우승 전부터 논의를 해왔습니다. 하운이는 여러 가지 개인적, 커리어적 고려사항을 봤을 때 이적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회사의 입장에서 아마추어 고수로 들어와서 세계적인 강팀의 주전기회와 훌륭한 보상을 받으면서 나가는 하운이 같은 케이스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이 저희 팀과 회사가 지향하는 바입니다.

형기(‘Police'박형기 선수)도 북미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서 ESC EVER에서 이적했는데, 생활적인 측면이나 커리어적 측면에서 만족하고 있고요.

영입의 문제는 크게 고려하지 않아요. 적극적으로 새로운 선수를 물색하고 있지는 않지만, 눈에 띄는 아마추어가 있으면 언제든지 합류시키려 하고 있는 정도랄까요.

팀은 계속되더라도 선수는 계속 나가고 들어오는 걸 반복하는 게 당연하잖아요. 저희는 그 과정에서 선수가 보다 성장하고, 높은 수준의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팀이 되고 싶어요. 마치 하운이가 나가고 명구(‘Tempt’ 강명구 선수)가 들어온 것 처럼요. 이번에 IEM 카토비체에서도 해설자들 사이에서 명구가 유명해 진 것이 지방에서 올라온 후 본격적으로 프로 선수가 된 지 2달 만에 세계최고의 미드라이너 중 하나로 손꼽히는 TSM의 ‘bjergsen’과 라인전을 벌인 스토리 때문이고, 이런 판을 만들어주는 것이 ESC의 역할 중 하나에요.

▶ 그렇다면 좋은 선수로 만들어내는 학교 같은 느낌이 ESC EVER의 지향점인가요?

송: 말씀드렸듯이 저희는 e스포츠 계의 ‘스타’를 길러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어떤 선수가 우리 팀에 들어와서 경기 내외적인 발전을 거듭해서 좋은 선수로 거듭나고, 그 과정에서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저희 역할이라 생각해요.

또한 단순히 선수로써 뿐만 아니라 한 명의 사람으로써도 성장을 돕고자 합니다. 사실 많은 선수들이 군 제대 이후의 미래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그런 고민들에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아마 e스포츠 판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겁니다. 단순히 한국 뿐 아니라 중국이나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그런 움직임은 계속해서 보이고 있고, 앞서 말씀드린 ‘뉴미디어’의 확장과 발전은 e스포츠 판을 더욱 확대시킬 겁니다. 거기서 우리 선수들이 나중에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 하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감독, 코치 혹은 방송인이 아니더라도 e스포츠 계에서 선수 출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ESC EVER 선수들이 이후에도 많은 활동이 가능하도록 자기계발을 독려하는 겁니다. 어학연수를 약속한 것도 나중에 외국에 나가게 된다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한 거고요.

모두가 임요환, 홍진호 이런 사람들처럼 성공을 거듭하면 좋겠지만 사실 그 분들은 무척 드문 사례잖아요. 저희는 선수들 각자의 특징에 맞는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리 팀을 나간 후에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요. 그것이 어떤 분야든 간에 말이죠.

물론 저희가 마냥 좋은 사람이라 이런 식의 운영을 하는 건 아니에요. 저희는 e스포츠 판에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싶고, 그 선구자 역할을 하려는 욕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이런 방법이 e스포츠 산업을 확장시키는데 도움이 될 거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 “선수들에게 경기장에 가면 모두에게 인사를 드리라고 강조했어요. 그곳에 있는 분 모두가 e스포츠 발전을 위해 힘쓰시는 분들이며, 우리들의 선배님들이니까요. 저는 선수들이 그분들을 존중하며, 예의를 갖추길 원해요”

송성창 대표는 기존의 팀들과는 다른 모습으로 팀을 운영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단순히 하나의 훌륭한 선수를 길러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e스포츠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선수들이 경기 내외적인 부분 모두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길 원했다.

▶ 전혀 다른 분야의 일을 하다가 문외한으로써 e스포츠 계에 뛰어들었는데, 진입장벽이나 어려운 점이 있었을까요?

송: 아직은 배우고 있고, 시작하는 단계긴 하지만 아직까진 없습니다. 제가 어려움을 못 느끼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어디까지나 예상했던 정도의 리스크였으며, 진입장벽이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진 큰 문제없이 흘러가는 듯해요.

▶ LOL팀 말고 다른 팀을 후원할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송: 지금 몇몇 팀들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하스스톤 팀을 비롯하여 신생 e스포츠 팀에 관심이 있습니다.

# 송성창 대표는 단순히 사업적인 활동 뿐 아니라 이스포츠커넥티드 홈페이지에 본인의 칼럼(미국 대학 이스포츠 문화 ,http://www.esportsconnected.net/#!Thought-Leadership-미국-대학-이스포츠-문화/m0wsd/56baaf8f0cf2fd311cdd217a)을 기고하는 등 본인의 메시지를 사회에 전달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그가 사회에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며, 그의 지향점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 홈페이지에도 칼럼을 기고하시는 등 한국 e스포츠 계에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일까요?

송: e스포츠 계라기 보단 우리사회에 저는 하나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요. 게임은 나쁜 것이 아니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즐기며 좋아할 수 있다는 걸요.

일단 우리나라는 게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나쁜 편인데 이것은 입시위주교육 시스템의 부산물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 입시란 굉장히 강조되는 요소 중에 하나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입시와 게임을 상충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있죠. 저는 이 인식에서 게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시작된다고 봐요. 입시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데 게임이 방해가 된다는 논리거든요.

해외에서는 점점 더 게임과 e스포츠는 취미와 놀이의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흔한 예로 최근 미국의 대학생들이 e스포츠에 심취하여 매우 열정적으로 클럽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 학생들은 오히려 우리는 공부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e스포츠 활동에서 많은 의미를 찾고 있다는 것에 목소리를 모으고 있죠.

이와 같이e스포츠를 좋아한다는 것은, 단순히 게임을 많이 해서 내신 등급이 떨어지는 것과 구분되어야 합니다.

당연히e스포츠 선수 지망생은 피지컬 향상을 위한 연습이 위주이지만, 코딩에 흥미 있는 학생은 e스포츠 데이터를 활용한 통계자료를 다루면서 DB활용에 대한 개념을 익힐 수 있고, 위에서 말한 대학 클럽에서는 클럽 운영과 산학 연계 등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으니, e스포츠를 바탕으로 각자의 위치에 맞게 즐기면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소통을 해 나갈 생각입니다.

궁극적으로 전 이 메시지를 우리 사회, 특히 학부모 분들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청소년들의 행동양식에 대하여 보수적인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학부모의 인식 전환을 만들 수 있다면 e스포츠의 저변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이 메시지가 더 멀리 퍼지도록 계속해서 글을 기고할 생각입니다.

▶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일이 있나요?

송: 노인을 위한 e스포츠를 준비 중입니다. 원래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일환으로 현재 아주대학교에서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하는 치매 예방 프로젝트에 힘을 보태고 있는데요. 저는 거기서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과 스마트 디바이스를 활용한 콘텐츠 소비에 대한 자문위원으로 몸담고 있습니다.

IT개발 쪽에도 힘을 쓰고 있어요. 밴픽 분석과 같이 LOL경기에 따른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나 e스포츠팬들이 보다 재밌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기존과는 다른 뷰어를 제작하는 등의 노력을 하는 중입니다.

▶ e스포츠가 발전하면서 이쪽 일에 몸담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새롭게 e스포츠에 뛰어들 젊은 친구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송: 약간 상투적이지만, 좋아하면 그냥 하라는 게 제 답변입니다. 아마 e스포츠 계에 발을 들이면서 느낄 수 있는 어려움이나 환경적 요소 등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겁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이 이쪽 일이라면, 언제든지 뛰어들어도 좋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가진 장점과 전공분야를 잘 살린다면 충분히 잘 해내실 수 있을 겁니다. 그 분야가 어느 분야든지 간에요. 다만 그것을 극대화하기 위해 주어진 역할을 찾고 숙제를 풀어나가는 건 어디까지나 본인 몫이겠지만요.

저도 이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 말씀드리기 민망한 감이 있지만, 하고 싶다면 하라고 말해주고 싶네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잘하는 건 하기 싫은 일을 잘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셨으면 해요.

▶ 마지막으로 e스포츠 팬 분 및 ESC EVER팀 팬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송: 몇 번 ESC EVER팀과 경기장에 동행한 적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팬 분들이 많아서 놀란 적이 많습니다. 저희가 아직 특별히 팬 미팅을 비롯해서 행사를 진행한 적이 없었는데도 좋아해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현재ESC EVER의 팬 분들이 느끼시고 애정을 주시는 가치를 키워나갈 것이며, 지속시킬 예정이니 계속해서 많이 사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양: 저 역시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ESC EVER를 응원해 주셔서 놀란 적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발전하면서 좋은 성적 낼 수 있는 팀이 될 테니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LOL챌린저스도 많이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제 슬슬 일어날까요?”

길지는 않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인터뷰가 끝이 났다. 송성창 대표는 기존에 없던 아이디어와 방향성을 제시하며 e스포츠의 새로운 바람을 이끌어 내려 하고 있었다. 아직 나아갈 길이 멀다는 그였지만, 그의 생각과 도전이 성공적인 결과로 나타난다면 분명 e스포츠 계의 모범 사례로써 남을 것이다. 앞으로 발전해 나갈 ESC와 ESC EVER팀을 기대해본다.

기사제공 한국e스포츠협회

http://sports.news.naver.com/esports/news/read.nhn?oid=514&aid=00000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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